밤이 더 좋다
낮에 집중이 흐려지고 정신이 산만해지는 이유는 아마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인 낮에 다양한 요인들이 나를 직·간접적으로 괴롭히기 때문일 것이다. 그렇다고 낮에 완전히 집중이 안 되는 건 아닌데, 낮에 화사하게 비추는 햇빛이 내 방을 하얗게 만들 때면 모든 것이 완벽해 곧 나도 저런 정신으로 무엇을 만들 기분이 샘솟기도 한다. 이런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집중되는 건 대체로 내가 있는 곳에 아무도 없을 때만 그러니, 낮에는 웬만하면 행복한 것들이 나오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. 그러니 내 심리를 가장 잘 내세울 수 있는 시간은 까만 하늘로 정적과 고요함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밤이다.
카페나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곳은 내 영역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긴장을 꼭 유지해 잡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서 금방은 생산성이 느는 듯한 착각을 주지만, 창의적인 생각을 최대한 끌어내기엔—변명일 수 있겠지만—그런 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수가 내 생각을 어느 선에서 막는 것 같아 진저리가 난다. 그렇다고 혼자 있는 장소에서 모든 게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진 않지만, 난 뺄 게 없어 채우기만 하면 되는 밤이 낮보다 더 좋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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